2026도6500
대법원 2026.07.09 선고 · 형사
판시사항
[1] 대통령의 헌법상 불소추특권에 관한 헌법 제84조에 따라 대통령이 범한 내란 또는 외환의 죄 이외의 죄에 대한 재직 중 수사까지 전면적으로 금지되는지 여부(소극) [2]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 (라)목에서 관련범죄 중 하나로 규정한 ‘고위공직자범죄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그 고위공직자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죄로서 해당 고위공직자가 범한 죄’에서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및 ‘직접’의 의미 / 위 규정이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관련범죄를 수사대상에 포함한 취지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직접 관련성 있는 범죄’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방법 [3] 국무위원의 국무회의에 관한 심의권이 법령상 보호되어야 할 이익인지 여부(적극) / 형법 제123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보호대상인 ‘권리’의 의미 및 직권의 ‘남용’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직권남용 행위로 인한 권리행사 방해의 결과가 발생해야 하는지 여부(적극) [4] 사법심사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행위인 이른바 ‘통치행위’의 개념을 인정하는 것은 지극히 신중해야 하는지 여부(적극) [5]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어떠한 일을 하게 한 때에 상대방이 공무원 또는 유관기관의 임직원인 경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6]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에서의 압수ㆍ수색에 관하여 그 장소의 책임자가 승낙을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110조 제2항의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의 의미 및 그 장소의 책임자가 승낙을 거부하기 위한 요건
판결요지
[1] 헌법 제84조의 문언, 불소추특권의 취지 및 본질 등에 비추어 보면, 내란 또는 외환의 죄 이외의 죄(이하 ‘불소추특권 대상범죄’라 한다)에 대한 재직 중 형사상 소추가 금지되더라도 수사까지 전면적으로 금지된다고 볼 수는 없고, 대통령의 직무 수행이나 국가원수로서의 권위 확보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 내의 수사는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구체적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소추’는 사전적으로 ‘형사 사건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헌법 제84조의 문언은 형사상의 ‘소추’를 금지하고 있을 뿐, 불소추특권 대상범죄에 대한 수사를 제한하고 있지 않다. ② 대통령에 대한 재직 중 수사를 대통령으로서의 직무 수행이나 국가원수로서의 권위 확보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로 일정 부분 제한할 필요는 있지만, 불소추특권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상 원칙에 대한 예외이기 때문에 그 예외의 적용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문언의 의미를 넘어 불소추특권 대상범죄에 대한 수사가 전면적으로 금지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 ③ 수사란 범죄혐의의 유무를 명백히 하여 공소를 제기ㆍ유지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하여 범인을 발견ㆍ확보하고 증거를 수집ㆍ보전하는 수사기관의 활동을 의미한다.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은 "수사에 관하여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사를 할 수 있다. 다만 강제처분은 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며,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 안에서만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대통령이 피의자인 불소추특권 대상범죄에 대하여 수사하는 경우, 수사기관으로서는 일시적인 소추의 유예라는 불소추특권의 본질을 고려하면서, 대통령의 직무 수행이나 국가원수로서의 권위 확보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사건을 접수하거나, 증거를 수집ㆍ보전하는 등 기본적인 수사상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④ 이러한 기본적인 수사상 조치까지 전면적으로 금지된다고 보는 것은 불소추특권의 문언이나 본질에 반할 뿐만 아니라, 신속한 수사에 의한 실체적 진실 발견이라는 형사법의 이념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2]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수처법’이라 한다) 제2조 제4호 (라)목은 관련범죄 중 하나로 ‘고위공직자범죄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그 고위공직자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죄로서 해당 고위공직자가 범한 죄’를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이란 고위공직자범죄의 수사 개시 단계부터 종결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에서 구체적인 관련범죄의 혐의를 알게 된 경우를 의미하고, 범죄인지서를 작성하는 등의 형식적인 사건수리 절차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실질적으로 수사를 개시하는 행위를 한 때에는 관련범죄를 인지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직접’은 중간행위나 다른 원인의 매개 없이 연결되는 것을 의미하고, ‘관련성’은 수사의 대상, 수사의 과정과 경위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ㆍ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이처럼 공수처법 제2조 제4호 (라)목이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관련범죄를 수사대상에 포함한 취지는, 밀접하게 연관된 혐의사실을 함께 수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수사의 효율성과 연속성을 확보하려는 데 있다. 아울러 피의자의 입장에서도 불필요한 사건의 분리로 인한 방어활동의 단절과 중복을 방지함으로써 실효적인 방어권 행사를 가능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 공수처법 제2조 제4호 (라)목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에 해당하는지는 위 문언의 통상적 의미와 입법 취지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공수처법의 제정 목적과 체계, 검찰청법 등 관련 법령과의 관계, 실체적 진실 발견과 구체적 사회정의의 실현, 적정절차의 보장이라는 형사법의 이념과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3] 국무회의는 대통령ㆍ국무총리와 국무위원으로 구성되며, 정부의 권한에 속하는 중요한 정책을 심의함으로써(헌법 제88조 제1항, 제2항), 정책결정에 신중함과 정합성을 기하는 한편, 대통령의 독단적인 국정운영을 방지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회의체 형태의 헌법기관이다. 국무위원은 의장인 대통령에게 의안을 제출하고 회의 소집을 요구할 수 있으며(정부조직법 제12조 제1항, 제3항), 회의에 참석하여 국정을 심의할 권한이 있는바(헌법 제87조 제2항), 국무위원의 국무회의에 관한 심의권은 국무위원 각자가 위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도록 우리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직무상 권한이자, 국민과 국가에 대한 책무로서 법령상 보호되어야 할 이익에 해당한다. 형법 제123조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권리’는 법률에 명기된 권리에 한하지 않고 법령상 보호되어야 할 이익이면 족한 것으로서, 공법상의 권리인지 사법상의 권리인지를 묻지 않는다. 직권의 ‘남용’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직무행위의 목적, 그 행위가 당시의 상황에서 필요성이나 상당성이 있는 것이었는지, 직권행사가 허용되는 법령상의 요건을 충족했는지 등의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 형법 제123조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단순히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는 행위를 했다는 것만으로 곧바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직권을 남용하여 현실적으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거나 다른 사람의 구체적인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결과가 발생해야 하고, 그 결과의 발생은 직권남용 행위로 인한 것이어야 한다. [4] 입헌적 법치주의국가의 기본원칙은 어떠한 국가행위나 국가작용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여 그 테두리 안에서 합헌적ㆍ합법적으로 행하여질 것을 요구하고, 이러한 합헌성과 합법성의 판단은 본질적으로 사법의 권능에 속하는 것이다. 다만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행위에 대하여는 이른바 통치행위라 하여 법원 스스로 사법심사권의 행사를 억제하여 그 심사대상에서 제외하는 영역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이 통치행위의 개념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과도한 사법심사의 자제가 기본권을 보장하고 법치주의 이념을 구현해야 할 법원의 책무를 태만히 하거나 포기하는 것이 되지 않도록 그 인정을 지극히 신중하게 해야 한다. [5]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어떠한 일을 하게 한 때에 상대방이 공무원 또는 유관기관의 임직원인 경우에는, 그가 한 일이 형식과 내용 등에 있어 직무범위 내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법령 그 밖의 관련 규정에 따라 직무 수행 과정에서 준수해야 할 원칙이나 기준, 절차 등을 위반했는지 등을 살펴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6] 형사소송법 제110조는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그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다(제1항). 전항의 책임자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제2항)."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형사소송법 제110조는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에서의 압수ㆍ수색에 관하여 그 장소의 책임자에게 승낙 권한을 부여하면서도,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에 한하여 승낙을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이는 압수ㆍ수색을 통한 실체적 진실 발견의 요청과 군사상 비밀 보호의 필요성이 상충하는 상황에서 양 법익의 조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승낙거부권의 행사 요건과 한계를 설정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를 압수ㆍ수색의 허용 여부가 책임자의 주관적 판단이나 재량에 따라 좌우되도록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위와 같은 규정의 내용 및 체계와 취지에 비추어 보면, 형사소송법 제110조 제2항의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란 국가의 안전보장, 국방ㆍ통일ㆍ외교상의 이익, 헌법적 기본질서의 유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국가기능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의미하고, 단순한 군사상 편의 등에 따른 추상적인 비공개 필요성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나아가 그 장소의 책임자가 승낙을 거부하기 위해서는 영장 집행으로 인해 위와 같은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 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사유를 제시해야 하고, 거부 사유가 인정되지 않음에도 승낙을 거부했다면 이는 부적법하다.
참조조문
[1] 헌법 제84조,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 / [2]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 (라)목 / [3] 헌법 제87조 제2항, 제88조 제1항, 제2항, 정부조직법 제12조 제1항, 제3항, 형법 제123조 / [4] 헌법 제101조 / [5] 형법 제123조 / [6] 형사소송법 제110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9. 12. 7. 선고 98도3329 판결(공2000상, 240) / [2] 대법원 2001. 10. 26. 선고 2000도2968 판결(공2001하, 2633), 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4도5939판결(공2015하, 1842), 대법원 2025. 9. 25. 선고 2025도6707 판결(공2025하, 2080) / [3] 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2도3453 판결(공2005상, 773), 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6도3339 판결,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8도7312 판결(공2010상, 471), 대법원 2020. 2. 13. 선고 2019도5186 판결(공2020상, 644), 대법원 2022. 10. 27. 선고 2020도15105 판결(공2022하, 2350) / [4]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도7878 판결(공2004상, 753), 대법원 2010. 12. 16. 선고 2010도5986 전원합의체 판결(공2011상, 259) / [5] 대법원 2020. 1. 30. 선고 2018도2236 전원합의체 판결(공2020상, 545), 대법원 2023. 4. 27. 선고 2020도18296 판결(공2023상, 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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